3월 말이 되면 벌써 재직중인 회사에 다닌지 2년 반쯤 된다. 그 달은 청년 내일 채움 공제 2년 만기가 다가오는 달이기도 하다. 간절히 손꼽아 기다리던 그 날이 온다고 생각하면 하루가 천년처럼 느껴지는데 비단 나뿐 아니라 많은 청내채 가입자들이 그렇겠지. 힘겨운 좆중소기업 말단직원 생활을 이 목돈 하나로 버텨내 온 모두에게 응원을 보낸다. 물론 내 경우는 한 번 세팅 된 상황을 바꾸는걸 꺼려하기 때문에 힘들어도 감안하고 버틴것도 있다...이직을 안한것이다..... 남의 돈 받는게 힘들일이라곤 하지만 그때마다 이렇게 힘들 일인가 싶어 삶이 야속하게 느껴지는 2년이었다. 게다가 3년차, 잘해내야 한다는 중압감이 더욱 무거워진 그 숫자가 이곳에서는 버틸 수 없는 무게가 되어 내 기도를 묵직하게 누르는 요즘이 만기 후 퇴사에 대한 의지를 더욱 뚜렷하게 하고 있다.
여유없이 급하게 선택한 직장은 역시나 구인공고와는 전혀 다른 업무를 주업무로 던졌고, 각오 이상의 노동강도에 보장되지 않은 연차휴일, 인간의 기본 도리를 말아먹은 상사 등등 정말 극히 일반적인 중좆소기업이었다. 사실 너무 평범한 일반 중소기업이지만 그렇다고 고통이 축소되는건 아니었기에 이런 곳에서 2년 근무라는 족쇄를 차는게 맞는 선택이었는지 매일 고민해왔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만기까지 2개월 전이란 시기까지 와버렸지 뭐야.
하여 오랜만에 일기를 공개적으로 올리는 이유는 어딘가에 나처럼 하루하루가 너무 버거운 누군가에게 불행배틀을 하고자 하는건 당연히 아니고! 동질감에서 위안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뭣같지만 함께 이겨내자는 얘기를 하고싶어서다. 당신도 나도 잘 해왔고, 지금도 잘 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 할 것이다. 소중한 시간이 가는 것은 야속하지만 이 족쇄같은 계약의 만기가 다가오는건 반갑지않은가. 곧 당신과 날 버틸 수 없게 만드는 지옥에서 아무런 아쉬움없이 손절 할 수 있게 되니까 말이다. 그럼 그 날이 오기 전에 대한민국에서 중소기업에 다니는 청년으로서 받을 수 있는걸 최대한 받고 누리고(누릴건..특별히 없지만ㅠㅠ)나가는 데에만 집중하자.
중기청 전세자금 대출도 한 번 썼지만 회사는 대우해주지 않아도 국가에서는 그래도 어떻게든 받아낼게 있으니 앞으로도 몇가지 더 일기처럼 써볼까 한다. 일단 나의 청년내일채움공제관련된 일련의 과정을 쭉 적어보려한다. 대부분 정보는 청년내일채움공제 공식 홈페이지(https://www.sbcplan.or.kr/main.do?introGbn=02#none)에 계약관련된건 잘 나와있으니 가입조건, 지급 금액이나 적립방식은 해당 사이트에서 확인하시기. 아래부터는 내가 가입할 때까지의 작은 고난과 시행착오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에 크게 도움은 안 될 듯 싶지만 이런 경우도 있다는 정도로 참고만 해주시라.
가입 시작부터 정식적인 계약 승인까지(2020/3/7~2020/3/26)
▶회사와 신입사원(정규직 입사 후 6개월 이내)이 각자 워크넷 청년내일채움공제 사이트(https://www.work.go.kr/youngtomorrow/index.do)에 신청서를 제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아마 해당 사업을 인지하고 있다면 인턴기간이 끝나면 가입시켜준다는 회사도 있을것이고, 해당 회사가 가입가능한 조건이 되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사원이 직접 가입요청을 해서 시작해야할 수도 있다.
나의 경우는 재직기간이 6개월차에 도래하기 전 쯤 대표가 해당 사업에 대해 알고 국가지원을 받겠다고 가입신청을 하란 지시가 떨어져서 시작하게 됐다. 기업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인사 담당자나 직속상사와 상담해서 청내채 가입 희망을 어필하여 최종결정자(보통은 사장님)가 결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게 중요하다. 대표의 입에서 "내가 가입 안해주면 넌 받지도 못한다. 내게 감사해라"라는 어이없는 말을 듣더라도 가입하는게 이득이니 사내 분위기를 보고 가입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게 좋다.
가입허가가 떨어지면 회사 인사담당자(내가 재직중인 곳은 경리담당자가 처리함)가 신청서 작성 요청/회사가 지정 운영기관을 알려주는데 워크넷 청년 내일 채움공제 페이지에서 신청서를 작성한다. 이때 취업성공패키지 등 국가에서 금전지원을 받는 경우 취업성공수당과 관련하여 지급받지 않았단 내용을 확인하고 진행된다. 취업성공패키지에서 지급하는 취업성공수당과 내일채움공제 지원금은 중복하여 지급될 수 없다.
내 이야기를 잠깐 해보자면 입사 3개월차에 청내채를 가입을 요청했지만 해당 업무를 처리하는 직원이 반려해 가입이 불가했다. 하여 취업성공수당이라도 받으려 고용센터에 수당 신청을 한 상황이었으나, 이후 담당자가 바뀐 덕에 신청할 수 있었다. 이전 담당자의 행동을 생각하면 무슨 월권인가싶다. 정말 같이 일하는 사람을 잘 만나는게 큰 복임.. 성공수당은 취성패 담당자와 상담해 취소처리하였고, 내채공 운영기관에는 해당 사실을 전달해서 무사히 가입하였다.
3/4 사내 담당자로부터 청내채 가입요청,
청내채 운영기관 안내받고 신청서 제출(재직자제출)/기업담당자 작성은 9일쯤
3/7 재직자 접수확인 완료 문자 회신
3/12 기업,재직자 신청서 정식접수확인 회신
→청내채 공식홈페이지에서 발송한 정보를 기반으로 정식신청을 접수한다.(워크넷X)
받은 당일 오전에 바로 접수하면 완료된다.
영업일 기준 15일 이내에 승인통보가 나면 그 날 부터 시작이다.
이후 3/27에 청약 승인 문자가 도착했다. 계약승인 자체는 3/26일에 났다.
해당 사업은 문자나 알림톡이 하루정도 늦게 알려주기 때문에
급할 경우 홈페이지를 수시로 드나들면서 확인하는 수 밖에 없다.
첫 납입 이후(2020/3/26~) 세월버티기
▶가입 이후는 월급이 밀리지않길 바라며 꾸준히 계약금을 입금해 주는 일만 신경쓰면 된다. 입금 횟수도 중요하지만 월급이 연체없이 제대로 입금되어야 계약이 정상적으로 유지된다. 내가 청내채를 가입할 당시인 2020년은 코로나19 창궐이 시작될 시점이어서 회사 운영에 급격하게 힘들어지는 상황이었는데 이로 인해 월급이 연체 될 시 청내채 가입이 취소살 수 있다는 안내를 받은 적 있다. 권고사직이라도 받았다면 이직해서 청내채를 이어갈 수 있었을텐데란 생각을 종종한다. 현재 회사보단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회사 귀책사유로 인한 퇴사 시에는 이직처에서 이어서 가입할 수 있다고 하니 정말 현재 회사에서 부당한 처우를 받거나, 상사의 위압이나 괴롭힘 등의 이유가 있다면 부디 증거를 확보해서 회사귀책사유로 퇴사한 뒤 청내채를 이어가길 바란다. 사실상 이 부분은 해당 사실을 증명해야하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이긴 해서 이렇게 말하는 나도 뾰족한 수가 없긴 하지만 말이다..
**추가하자면 15일 이상 무급휴가를 할 경우 해당 기업에서의 청년내일채움공제를 유지할 수 없는 사유가 된다고 한다.
별로 알고싶지 않은 사실이었어요..
물론 권고사직은 푸른 꿈으로 끝난게, 이 망할 좆중소기업은 일자리 안전 지원금을 받고 있어서 권고사직이 발생하면 안되는 상황이었다. 어떤 식으로든 회사의 귀책사유로 사람을 자를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사원에게 유리한 사유로 퇴직 처분을 해 줄 생각이 없었던 것. 이런 생각으로 운영되는 회사다보니 운영 상황이 악화되자 처음엔 무급휴직, 심해지면 자진퇴사 종용까지 고려되던 상황이었다. 다행히 최악의 상황까진 가진 않았지만 혹여 이런 상황이 온다면 노동청에라도 도움을 청해야할 듯 싶다.
많은걸 포기하게 되는게 중소기업 말단직원의 삶이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권리는 보장받기위해 노력해보자ㅠㅠ..
월급이 1회 이상 연체될 경우 청내체가 해지될 수 있는데 이때 개인 적립금과 국가 적립금까지는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만기금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지만 이율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상황이 나빠질 경우는 이것만이라도 꼭 챙기자. 정리하자면 납입 이후부터 신경 쓸 건 정상적인 월급 지급 확인/개인 납부금 연체되지 않게끔 신경쓰기 정도다.
▶만기금을 지급는데에 있어 제일 중요한건 기간 중 각 5회씩 적립되는 정부·기업 기여금이다. 기여금의 적립처리가 빨라야 우리가 기다리는 만기 지급금을 빨리 받을 수 있다. 정부·기업기여금은 개인 적립금이 1/6/12/18/24회차 입금되고 지급된다. 정부·기업 적립금 지급 처리는 생각보다 늦게 이루어 지는데, 이는 개인 적립금이 입금되고 해당 적립금이 입금된 달의 월급이 들어 온 날에 비로소 적립금 신청 서류를 사내 담당자가 작성할 수 있어서다.
예: 6월에 6회차 개인적립금 입금완료→6회차 개인 적립금=6월분 월급이니 이는 그 다음달 월급날(7/1)에 지급된다→7/1이후 운영기관에서 사내 담당자에게 팩스나 메일로 기업적립금 신청서를 보냄(운영기관은 보통 2~3일 안에 서류를 보낸다)→임금 정상 지불 확인, 계약시 기입한 근로시간 준수하였는지 재직자/사내 최고결정자의 확인서명을 받은 후 운영기관에 접수함→약 2주 후 정부·기업지원금 적립되면 처리가 완료된다.
만기금 지급 신청은 개인 납부금 완납(24회)+정부기업기여금 적립완료(5회)처리가 되어야만 신청할 수 있다.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한게 정부·기업 계약금은 공제 계약만기가 도래한 이후에 적립되는 구조이며 사내 담당자가 적립요청 서류를 처리해야만 적립받을 수 있다. 계약 만기일이 지난 뒤 빠르게 퇴사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겠지만 해당 서류가 처리되지 않으면 만기금을 지급받을 수 없기에 되도록 꼭 이 서류까지는 처리하고 퇴사하는게 좋다.(청내채 만기와 관련한 후기글에서 대부분 얘기하는 부분이었다.)
운영기관은 이 서류처리를 회사에 요청만 할 뿐 독촉을 하진 않는지 이 때 일찍 퇴사한 사람들은 몇 개월이 지나도록 지급받지 못했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렸다보니 힘겨워도 서류처리가 완료될 때까지는 재직 중인 편이 유리하다. 서류처리를 담당자에게 요청할 수도 있으니 마지막 인내심을 발휘해보자...
1년차가 다 찰 때까지 중도해지를 생각하고 있었던지라 적립금 쌓이는 시기도 너무 신경쓰였던 과거가 스쳐지나간다. 그때 너무 신경도 곤두서있고 스트레스풀했는데 정말 마음먹기 나름인것 같다. 어렵긴하지만 이렇게 불평불만 많은 사람도 버텼으니 당신도 해낼 수 있길.
++청내채 공제 가입자들 대상으로 시행하는 우대사업도 있으니 관심 있는 사람은 공제기간 동안 한 번 찾아보는게 좋다.
1)중소벤처기업연수원(https://cyber.kosmes.or.kr/index.jsp)-공제가입자 대상으로 월 1개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 선착순 신청/신청가능한 전 달이 불규칙적인 듯 하기 때문에 강의 신청주간(월말~월초)에는 해당 사이트에서 확인해야한다. 보통 신청 가능한 전 달에 안내메일이 오기때문에 메일로 체크를 한다. 강의 품질이 좋은건 아니고 오래된 강의도 많지만 아예 모르는 분야라면 가벼운 지식 정도는 익힐 수 있다.
이외로도 가입시에 금전지불을 하지 않고도 짧게 들을 수 있는 10분짜리 강의(마이크로러닝)도 있으니 현재 교육을 따로 들을수 있는 금전적 여유가 되지않을 땐 이용하기 좋다.
2)청내채 공제가입자 대상 복지몰 운영(https://sbcplan.ezwel.com/cuser/main.ez)-온라인 최저가로 여러 카테고리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써져있다..). 물품 종류는 많지 않고 개인이 생활용품을 사기에 적합한 아이템도 그닥 없다. 확실히 사내에서 답례품으로 지급할법한 상품 위주로 판매중이고(영양제 세트, 마사지 기기 등) 금액도 잘 비교해보면 오픈마켓이 싼 경우도 더러 있다. 그래도 공동구매나 오늘만 이 가격 등을 잘 보면 이월상품이나 막 입기 좋은 옷들을 저렴하게 팔 때가 있어서 잘 찾아보면 좋다.
준메이커급 신발이나 옷 등은 살 만했고 영양제도 온라인 금액보다 만원 내외로 저렴하게 판매하니 오픈마켓 금액이랑 잘 비교해서 구매하면 나름 쏠쏠하게 이용할 수 있다.
만기까지 앞으로 2개월...
2020/3/26 가입자인 나는 2022/3/25이 계약만기일로 처리가 지연되지만 않는다면 정부·기업 기여금 최종 적립은 4월 말일로 예상 중이다.
개인적인 일로 바빠서 눈이 핑핑 도는 와중에도 디데이만큼은 꼭 확인하는 요즘이다. 착실하게 줄어드는 숫자에 마음도 들뜨게 되는데 만기일까지 큰 일 없이 이 기분좋은 설렘만 가득한 하루가 계속되길 바래본다. 올해의 상반기는 예정했던 일대로 진척되고, 무사히 지급일을 맞이할 수 있길. 다음글은 부디 만기 후 인증글이길 빌어주시라..
+
만기 무사히 지났고 퇴사준비 차근차근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기업적립금이 쌓일때까지 있으려했는데 역시 오래 있을 회사는 못 되어서 바로 퇴사를 준비하게 되었네요. 마음은 정말 홀가분합니다. 나이 생각하면 재취업이 어렵지 않겠냐, 이렇게 그만두면 가족이 뭐라하지 않냐는 식으로 겁주는 사람이 많은데 생각해보면 제 삶은 이미 그 전부터 어려웠고 어떻게든 이겨내왔으며 날 이렇게 겁주는 사람들 밑에서 2년 이상 버텨왔으니 솔직히 뭐든 잘 할 자신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살아갈 것 같은 미래가 그려지더라구요. 겁주는 사람 밑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는게 건강과 미래를 위해서 이로운 길이라는 계산이 떨어져서 퇴사합니다.
정말 청내채가 없었다면 오래 다니지 않았을 회사였네요. 모든 좋소기업에 다니며 화를 삭히고 계실 분들 꼭 살아남아서 돈이라도 손에 쥡시다. 화이팅ㅠㅠ
🥳드디어 만기금 입금 되었습니다!🥳
▶4/8 24회차 적립 후 월급 지급일 -
월급지급일에 맞춰서 최종 임금확인수령서를 작성해 사내 담당자에게 전달
→4/11에 담당자가 운영기관으로 서류 전달
▶4/20 정부지원금 최종입금, 4/21 기업지원금 입금 확인 → 만기금 신청
▶4/27 만기금 지급 승인
▶🥳4/30 만기금 지급 완료🥳
*회사에서 빠르게 서류처리를 해준 덕에 빠르게 수령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오랜 기간동안 고생한 결과가 이렇게 결실을 맺으니 뿌듯하네요!
중요한 정보는 드린게 없지만 기간같은걸 예측하실 때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만기까지 달리는 모든 사람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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