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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요시다 유니 «YOSHIDA YUNI ; Alchemy»-석파정 미술관

EA=3A 2023. 10. 26. 17:18

Alchemy+ 요시다 유니 개인전
기간 : 23.11.01~24.02.25 *연장*
석파정 서울미술관 | 수~일 | 10시~6시

관람료: 20,000원

 

게으른 사람의 지나간 방문일기. 이 또한 여름에 다녀 온 걸 이제서야 기록중임.
하지만 기록만 안했을 뿐 부지런했죠?

+

최근 기억을 더듬어보니 ㅇ으로 시작하는 일본 아티스트에게 꽤나 관심을 많이 가진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문득 스쳤다.
여름에는 요시다 유니의 국내 첫 개인전을 갔다왔고 지난달엔 요네야마 마이가 갤러리에 공개한 작품을 보고왔기 때문. 덕분에 사람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방금까지도 요시다 유니의 이름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 요시다 마이, 야요이?? 요네무라???? 등등 온갖 일본 이름을 다 끄집어내며 그의 이름을 기억해내려 애를 쓰고있었다...어렵다 어려워.

요시다 유니라는 작가 자체에게 흥미를 갖게 된 건 트위터에 과일을 큐브모양으로 깎아 모자이크 그림처럼 만든 작품을 봤을 때 부터였다. 이후 엘피스라는 드라마의 포스터를 대단히 인상깊게 봤는데 과일 사진과 동일한 작가의 작품이란걸 알고, '편집증이 있는 사람만이 만들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어떻게 실존한단말인가?'하며 작가의 인스타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제사 알게 된 작가인가 싶었는데 좋아하는 뮤지션과 협업도 했고 내가 인지하기 전부터 여러 작품을 봐오던 작가였던 것. 상업쪽에서 정말 활발하게 활동하던 아티스트였는데 내가 식견이 좁아서 이제서 알게 된 것이었고... 사실 이제라도 알게 되서 다행이다 싶더라.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새 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국내에서도 전시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생겼기에...

언뜻 합성이나 그래픽으로 조정한 사진인가 싶은 이미지들을 손으로 전부 만들어 촬영하는 작가란 점에서 작업물의 완성도에 대한 집착을 넘어 광기를 한 껏 느낄 수 있었다. 전시 내내 일행들과 감탄을 연발하면서도 "이쯤되면 광기다"라는 말을 제일 많이 한 전시관람이었다. 작가마다 작품에 대한 집착은 항상 느꼈지만 요시다 유니의 작품에서 느꼈던 건 이전에 봐왔던 작품들과 느낌이 확연히 달랐다.
작품의 구도와 요소를 구성할 때 인공물을 사용하지만 그걸 전부 수작업으로 제작하는 점, 다양한 소재를 조합해 하나의 이미지로 형상화 시키는데 관람객이 이를 즉시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뚜렷한 형태로 완성시킨다는 점 등 웬만한 노력으로는 만들 수 없는 작품을 수 없이 제작한 아티스트라는걸 인식하자 정말 아득하게 느껴졌다. 인터뷰 속의 요시다 유니는 종종 사무실에 있는 사근사근한 팀장님의 느낌이 났는데 겉보기에는 평범한 이런 완벽주의자 천재와 일을 한다면 정말 죽을만큼 힘들지만 그만큼 보람 찰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같이 일해볼 수 있을런진 미지수이지만...

완성품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지만 작업시 사용했던 아이디어 노트와 소품들을 직접 보는게 더 즐거웠던 전시였다.
구상하던 구도를 러프로 볼 수 있는데 러프조차 완벽해서 감탄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수십수백번의 리테이크와 밑바탕 위에 이런 완성본이 나온다니, 정말 오래 활동해줬으면 한다.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는 심도있게 할 수 있는 글솜씨가 아니기에 재밌게 읽은 블로그 링크를 하나 덧붙인다.
관심 있으신 분은 따로 봐주시기 : https://m.blog.naver.com/ink_institute/222974108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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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chemy)
작가의 작업방식을 생각하면 이 만큼 정확히 표현은 또 없을 제목이다.

((어떻게 이게 합성이 아닐 수가 있지?))

제일 눈에 익은 작품

패턴 샘플인가 싶은데 잘 보면 그림이 아닌 오브젝트들로 패턴을 만들어 하나의 통일감을 준 사진이었다.
잡지의 표지같은데 정말 입이 떡벌어질 따름...

마음에 들었던 작가 소개문

아이디어 스케치 노트와 작업 관련 사진을 보는 재미가 제일이었다.

두번째로 낯익은 엘피스 공식포스터

한국 전시회를 위해 준비한 트럼프카드 연작 코너
제일 인기가 많을 만한 공간이었다.

자세히 들여다 보고 있으면 내적으로 비명이 나오는데 세팅하는데 얼마나 고생했을지를 생각하면 내가 다 아찔하더라. 별개로 작품들은 너무 좋아서 해당 사진으로 제작된 카드세트도 소장했다.

+석파정도 잠깐 걷기 좋은 곳이어서 관람하고 산책하기 좋았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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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움과자랑 쿠키가 맛있었던 곳 / 부암동 스코프

일행분이 산 엽서세트
지금보니 역시 이것도 살걸 그랬나 싶은 생각이 난다...

석파정 갔으면 꼼떼를 꼭 가라해서 예약했던 이탈리안 가정식 레스토랑.
그리고 기대이상이었어요...라자냐가 깡패인 집...

아마도 그라탕(기억이 잘 안남..) / 라자냐와 셀러드 / 포르치니 버섯 리조또

후식은 티라미수! 맛있지만 양대비 가격이 좀 눈물나니까 그냥 사이드메뉴를 하나 더 시키도록 해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