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취미생활 할 줄 암

블루보틀 윈터블룸 홀리데이 세트 마셔보기

EA=3A 2021. 2. 1. 01:21

*개인적인 입맛에 따른 후기이므로 어디까지나 사견임.
커피는 마시는걸 좋아하지 전문지식이 있는사람 아님 절대아님XX

문가처럼 드립을 내릴 수 있는 스킬이 있는것도 아니고, 학원에서 배운 것도 아니지만,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욕심으로 여러 지식의 조각을 모아 여러 시도를 해보고 있다.
그 중 최근 본 유튜브 영상에서 드립커피를 한번에 여러번 내리지 말고 1차, 2차, 3차 추출로 나눠서 맛보라는 얘기를 듣고 이때껏 한 번도 그런식으로 커피를 음미해 본 적 없다는걸 깨달아서 요즘은 집에있는 원두를 해당 방법을 이용해 드립으로 마셔보고 있음. 커피와 관련된 지식은 적지만 넷에 도는 정보들을 모아서 최대한 맛있게 먹어보려고 노력하는 중임.

항상 커피 스팀기에 적당한 물을 넣고 한잔 분량을 내려 마시거나, 유일하게 구비하고 있는 작은 드리퍼에(아주 귀찮지만) 여러번 물을 부어 한잔 정도의 분량을 만들어 마시거나 해왔지 추출 회차를 나눠서 내 입맛에 맞는 커피를 찾을 생각을 단 한번도 하지 않았다. 이렇게 오랫동안 커피를 마시고 좋아하는데도 말이야.

새로운 방법을 알게된지 얼마되지않아 타이밍 좋게 지인이 블루보틀의 20년 홀리데이 컬렉션을 선물해줬다. 윈터블룸, 벨라 도노반, 쓰리 아프리카스가 각각 100g씩 들어있는 겨울한정 세트로 기간이 지나면 더는 생산이 안된다고 한다. 아쉬워라..
잠깐만 즐길 수 있는 블랜딩이라 아쉽긴 하지만 취향에 맞는 기간한정 블랜딩 원두를 계속 내주니 꾸준히 매장에 들러줘야하는 이유를 이렇게 만드는구나, 감탄했다. 블루보틀은 이야기만 무수히 들어오다 처음 방문해 본거였는데 원두만 두고 봐도 인기가 많을만 한걸 바로 체감했다.(하지만 인테리어랍시고 마감이 안된 콩크리트 벽면을 그대로 두는건 참을 수 없어..)

매장에서 윈터블룸을 추천받아 마셔본 뒤 마음에 들어하니 그걸 기억하고 일부러 선물해 준 마음 따뜻한 지인이 있어 이렇게 비교해 볼 기회도 생겼다. 

블루보틀 방문한 날 가본 편집샵(앞에 있는 머그잔 좀 사고싶었음)/왼쪽이 추출되고있는 윈터블룸
연출컷은 그냥 상품페이지 샷 그대로 갖고왔다. 제품컷 사진은 단순한데 항상 잘 찍기 어려워서 잘 찍는 사람 보면 부러움

갓 볶은 좋은 원두가 생겨 기회가 될 때 해당 포스팅을 수정할까싶다.
패킹을 뜯는 그 순간 산화가 가속화되니까 천천히 먹을거라서 천천히 한 종류씩 마시고 갱신할 예정


아주 소소한 취미여서 도구도 그때그때 필요해보이는거, 그냥 있으면 편하겠다~싶은거 위주로 구비중. 
다이소에서 산 5000원짜리 전자저울, 언제부터 있는지 기억도 안나는 핸드 그라인더, 카페쇼에서 나름 할인해서 산 커피프레스.
이 외에도 미니드리퍼와 커피핀 등 사용해 그때그때 커피를 우리고 있음.
드립 커피 머신도 있어서 많은 양을 내릴 땐 기계를 이용하지만 선호하는건 역시 드리퍼다.
희망사항이 있다면 캡슐커피 머신을 좀 저렴하게 구입하고 싶음...


-한잔 당 물 350g 윈터블룸은 28g/벨라 도노반과 쓰리 아프리카스는 30g넣는걸 추천/블루보틀 피셜-

(1)윈터블룸

햇살을 갈망했던 올 한 해, 가장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 시즈널 블렌드 윈터 블룸을 경험해보세요.
진하게 로스팅 된 라틴 아메리카의 커피와 밝고 선명한 동아프리카의 원두가 균형을 이루어
겨울에도 빛을 발하는 블렌딩을 완성하였습니다.

★★★

1차 추출 - 산미 4 단맛 3 향 3/2차 추출 - 산미2 단맛 3 향 5 /3차 추출 - 산미가 완전히 사라짐/은은한 향이 오래 남음

첫 추출이 제일 향도 진하하고 원두에서 오는 특유의 그 산미(판매원이 산미가 제일 적다고 했으나 혀에 감돌 정도는 느껴진다.)도 강하다. 살짝 달달한 향과 함께 산미가 살짝 지나갔다가 마무리는 산뜻한 향이 장식한다. 이걸 체리향으로 말해주던데 체리향처럼 느끼진 못했지만 달콤한 쪽에 가까운 과일향이긴 했다. 두번째 추출부터는 확실히 산미는 약간 약해지지만 향은 여전하며, 3차에는 아예 산미가 없이 가볍지만 은은한 커피 맛이 혀에 오래 남게끔 추출된다. 향은 옅지만 은은한 커피향은 코와 목에 남을 정도의 진한 농도로 마실 수있음.
잔향이 오래 남고, 식을 수록 산미가 강해지지만 동시에 바디감이 좋아 은은한 향이 코에 감돈다.
콜드브루로 마실때와 핫으로 마실때의 향과 맛의 간극이 큰 커피인듯.  

직원분이 추출해 주셨을 때는 매장내의 향이 다 섞여서 그의 설명대로의 맛을 느낄 수 없었는데 집에서 머그컵에 내려 마시니 확 와닿았다. 아메리카 커피와 동아프리카의 원두를 블랜딩해서 풍부한 향을 느낄 수 있음.

 

사진없어,,
 (2)벨라도노반

마치 따뜻한 스웨터처럼 아늑하고 달콤한 이 커피는 최초의 블렌드인 Mocha-Java를 기반으로 탄생하였습니다.
예멘의 모카항구에서 생산된 밝은 커피와 풍부한 자바커피의 페어링에서 영감을 얻은 벨라도노반은
네추럴 프로세스의 에티오피아 원두와 수마트라, 파푸아뉴기니의 원두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

윈터블룸의 끝맛에 산미와 과일향이 강하게 느껴진다면 이건 정말 더 부드럽고 훨씬 산미가 약하다. 좀 더 커피의 알싸한 맛이 진하게 느껴지고 끝이 깔끔함. 진하게 내려서 라떼로 마시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원두. 모카포트로 추출한 맛이 궁금해지는데 윈터 블룸은 과일향이 강하게 났다면 벨라도노반은 묵직하고 특히 초반 산미가 없다싶이해 부드러운 커피향을 진하게 느낄 수 있다. 
모카자바 커피의 페어링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설명에 나와있는데 마셔보지 않은 커피의 맛까지도 추측할 수 있을정도로 캐릭터가 뚜렷하다. 개인적으로 산미가 적고 커피의 묵직한 바디감을 좋아하는 내 입맛엔 마실 수록 좋았다. 아무래도 처음 마셔본게 윈터블룸이다보니 계속 비교할 수 밖에 없는데 처음 마셔본 윈터블룸보다 더 취향인 원두다.
에티오피아 원두+수마트라, 파푸아뉴기니 원두의 블랜딩이라고 하는데 잘 기억해 놨다가 다음에 해당 지역 원두들도 각각 구매해서 마셔봐야겠다.

(3)쓰리 아프리카스 

쓰리 아프리카스는 위시드 프로세스와 네추럴 프로세스를 거친 두 가지의 생기 넘치는 에티오피아 커피와
우간다 원두가 조화롭게 균형을 이루어 훌륭한 바디감과 입체적인 풍미를 자아내도록 만들어졌습니다.
크림과도 잘 어울리며, 본연의 맛이 뚜렷한 특징을 가진 원두입니다.

                        ★★저스트 비교를 위한 별,,

카페에서 마시는 아메리카노의 느낌이 딱 났다. 앞서 마신 두 원두의 향이 꽤 묵직하고 잔향이 오래 가서  더욱 비교되는것도 있는 듯. 이 자체 만으로도 대단히 맛있는 커피지만 아무래도 비교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라 아주 쬐끔 아쉬움이 남는 원두였다. 기본에 충실하고 부드러운 향과 적당한 산미로 목넘김이 대단히 좋은 원두긴 하다. 다만 벨라도노반이 너무 취향직격으로 맛있어서 그런 듯. 이걸 먼저 마셨더라면 평가가 지금보단 더 후했을 것같다. 
윈터블룸과 벨라도노반이 캐릭터가 너무 강하다보니 너무 평범~한것같지만 정직하리만큼 스탠다드한 맛이어서 매일 마셔도 질리지 않는 맛이었다. 매일매일 한 잔 마신다면 세 원두 중에선 얘를 선택 할 듯 하다.


전체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세트였다. 용량은 각 봉투당 100g씩 들어있어서 봉투당 세네잔 정도 내려마실 수 있었다. 취향을 확인하기엔 적당하고 좋은 양이었음. 마지막 남은 원두도 슬슬 떨어져가니 블루보틀에 다시 방문해서 이번 시즌 블랜딩도 구매해 볼 까 싶다. 만족도는 ★★★!